2018년 핀테크 금융, 기술혁명의 도입과 활용 본격화


 

2017년 핀테크(FinTech) 산업은 해외에서 약진했던 간편결제, 로보어드바이저(robo-advisor), P2P(Peer-to-Peer)대출, 크라우드펀딩(crowdfunding) 등이 국내에서도 활발했고, 특히 비트코인과 같은 새로운 디지털 상품이 급성장세를 보여 주목을 받았다. 2018년에는 핵심 지능정보기술, 예컨대 빅데이터(big-data), 인공지능(AI), 블록체인(blockchain) 등의 도입과 활용이 빨라질 거라는 게 전문가들 의견이다. 이런 혁신 기술을 바탕으로 비약적인 서비스와 생산성 향상을 꾀하는 핀테크 금융의 미래를 조망해본다.

 


 

정유신 서강대 기술경영대학원장 겸 핀테크지원센터장

 

 

1. 빅 데이터 활용 경쟁 본격화

 

빅데이터는 제4차 산업혁명 시대의 원유라 불릴 정도로 핵심 분야지만, 핀테크와 관련해선 그동안 개인정보보안 이슈에 묶여 기술 개발과 활용이 제한적이었다. 그러나 이젠 핀테크에서도 빅데이터 활용 경쟁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다. 실마리는 올해(2018년)부터 유럽에서 도입하기로 한 결제서비스지침(PSD2). 당사자 동의에 따라 소비자 금융정보 이전을 허용함으로써 소비자 편익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금융 서비스 경쟁을 유도한다는 게 주요 골자다. 미국에서도 이런 움직임을 구체화하고 있는 만큼 세계 시장에선 2018년이 금융시장에서의 빅데이터 활용 원년이 될 거라는 얘기가 나온다. 우리나라도 빅데이터가 금융부문 혁신 성장의 핵심 이슈인 점을 고려하면 향후 이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 규제 완화와 핀테크업계의 빅데이터 구축·활용이 화두가 될 전망이다. 이미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들은 제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빅데이터 활용을 서두르고 있는 상황. 빅데이터를 통해 그동안 정책 결정 시 기존 통계나 설문조사가 놓쳤던 흐름을 잡아낼 수 있다고 한다. 예컨대 미국의 뉴욕 연방은행은 2016년 4월부터 ‘나우캐스팅’이란 모델을 통해 성장률을 예측한다. 빅데이터 기술을 사용해서 고용, 물가, 수출입, 금리, 환율 등을 관찰하면서 이전엔 생각지도 못했던 일주일 단위의 국내총생산(GDP) 전망치도 계산할 수 있게 되었다.

 

2. AI 활용의 다각화

 

AI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특히 활용도가 높은 분야는 결제에서의 부정거래 검사다. 부정거래 검사는 신용카드와 체크카드의 부정거래 방지가 주목표다. 지금까진 사람이 부정거래 모델을 구축했지만, 대규모 데이터 처리 능력이 부족했고, 또 새로운 유형의 부정거래가 발생하면 모델 수정에 시간이 걸리는 문제점도 있었다. 그러나 이젠 AI를 통해 빅데이터를 줘도 단시간에 부정거래의 특징과 유형을 파악해낸다. 말하자면, 수많은 거래를 실시간으로 검사할 수 있고, 새로운 부정거래 유형에 대한 모델 수정도 그만큼 신속하다는 얘기다. 현재 미국의 대형 신용카드 회사인 아메리칸익스프레스와 비자가 핀테크 업체와 제휴함으로써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비자 통계에 의하면 모델 활용으로 연 20억 달러에 달하는 부정거래를 방지할 수 있었다고 한다.단어 간의 관계를 학습해서 문장과 말의 의미를 파악하는 AI도 활용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대표적 모델은 우리나라에서도 많이 알려진 챗봇(chatbot). 챗봇은 고객이 입력한 문자나 말한 음성 내용을 AI가 인식해서 고객 질문에 자동으로 답하는 기능으로, 고객의 다양한 매체, 예컨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메신저, 전화, 스마트폰 스피커 등에 대응한다. 과연 어떤 기능까지 가능할까. 우선 계좌 잔액이나 신용카드 이용 금액 등을 확인한다든지 신용카드 금액 결제와 송금 같은 간단한 금융거래는 이미 대형 은행들을 중심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조만간 빠르게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그뿐만 아니라 한 걸음 더 나아가서 고객의 가계장부나 자산에 대해 재무관리를 도와주는 챗봇도 등장하고 있다. 현재 고객이 제공한 재무 정보와 고객 특성을 기초로 더욱 큰 이익이 되는 신용카드 활용법, 주택담보대출의 조기상환 방안, 자산 운용 상품 제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활용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챗봇의 사례는 미국의 상업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대표적이다. BoA는 스마트폰에 내장된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는 대화형 챗봇 ‘에리카’를 개발했다. 고객은 문자 입력 또는 음성을 통해 에리카와 대화할 수 있는데, 에리카의 대답은 대단히 유연해서 마치 살아 있는 사람과 대화하는 것 같은 느낌마저 든다. 영업뿐 아니라 백오피스 업무에도 AI 기술을 활용할 수 있다. 소위 로보틱스 프로세스 오토메이션(RPA). 한마디로 직원이 컴퓨터에서 행하는 작업 절차를 소프트웨어로 개발, 자동화하는 기술이다. 예컨대 JP모건체이스는 법인대출계약서 내용을 자동 확인하는 ‘코인(COIN)’이란 소프트웨어 회사와의 제휴로 연 36만 시간 걸리던 작업 시간을 단 몇 초에 끝내는 엄청난 효과를 올리고 있다고 한다. 앞으로 핀테크업계도 AI를 활용한 서비스 출시 경쟁이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한다. 챗봇으로 일반 상담뿐 아니라 가계장부, 자산관리 등 다양한 서비스가 이뤄질 전망이다. 또한 미국 등 글로벌 자산 운용업계에선 로보어드바이저의 성장세가 두드러지는데, 자본시장의 글로벌 경쟁력 제고를 위해선 로보어드바이저 육성을 적극적으로 고려할 만하다고 본다. 경쟁력만 있으면 소규모 업체로도 세계 제패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더욱 적극적인 비대면 거래 규제 완화가 필요한 이유다.

 

3. 블록체인의 혁명적 파워 기대

 

20세기가 인터넷 시대였다면 21세기는 블록체인의 시대다. 그만큼 블록체인이 경제와 시장구조를 통째로 바꿀 수 있는 혁명적 파워가 있다는 얘기다. 핵심은 블록체인의 위변조 보안능력. 블록 자체가 거래의 위변조 위험을 제거할 수 있기 때문에 헤드쿼터(CPU) 또는 제3자 검증 비용이 불필요하다. 특히 다가오는 사물인터넷(IoT) 시대엔 사물 간의 금융거래도 대폭 증가할 것이기에 거래 비용 축소가 필수다. 이에 정부는 블록체인을 적극적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업계의 관심도 높다. 삼성카드, 현대카드, 롯데카드 등 주요 카드사들이 블록체인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고, KEB하나은행 등이 해운물류 블록체인 시스템 컨소시엄을 구축한 것이 대표적 예다. 하지만 글로벌 은행들을 중심으로 한 R3 프로젝트, 비자마스터의 블록체인 기반 기업 결제 서비스 출시 등 글로벌 경쟁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는 만큼 금융권의 내부 인센티브 제공, 핀테크 업체와의 적극적 협력 등 보다 긍정적인 업계 대응이 요구된다. 블록체인은 세계 시장에서도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이에 대한 적극적인 서비스 개발 노력은 향후 엄청난 성장 잠재력을 가진 시장의 표준화 경쟁 등에서 우위를 확보하는 데 그만큼 유리하다. 또한 블록체인 서비스는 가상화폐에 대한 실수요 창출 등 가상화폐 시장에서의 경쟁력 장악에도 큰 보탬이 될 것이기에 각 금융계의 관심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4. 모바일 금융의 활성화

 

 

핀테크 산업에 지능정보기술을 본격적으로 도입, 활용하면 과연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디지털화가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소위 ‘손안의 모바일시장’ 전성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기대해 본다. 지능정보기술의 기초재료라 할 수 있는 빅데이터가 스마트폰을 통해 빠르게 생산되기 때문이다. 앞으로 스마트폰은 하나의 통신수단에서 소비자와 생산자가 만나는 소비시장으로 변할 것이다. 또한, 소비자의 다양한 의견을 담은 소비자 빅데이터를 활용해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를 출시하는 생산시장, 나아가 가상화폐와 그 기반이 되는 블록체인과도 연결될 전망이다.
이미 중국에선 스마트 결제 기능과 전자상거래 확대를 배경으로 경제활동의 IoT(사물인터넷)화가 빠르게 생활 속으로 침투하고 있다. 교통은 물론, 식사, 쇼핑, 여행, 교육, 문화 그리고 금융에 이르기까지 스마트폰 하나면 거의 모든 생활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그뿐 아니다. 모바일뱅킹의 일반화로 길거리 걸인조차도 QR코드로 행인들에게서 돈을 받을 정도다. 그렇다면 거대 공룡 중국이 이처럼 빨리 무현금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배경은 무엇일까? 첫째, 모바일인구의 급증(약 7억), 둘째, 아이러니컬하지만 중국경제의 낙후성과 불편함이 오히려 신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한 계기가 된 점, 셋째, 선(先)허용 후(後)보완정책과 인터넷플러스정책으로 대표되는 중국정부의 유연한 신산업정책을 그 이유로 꼽는다.
이러한 모바일금융서비스의 활성화는 비단 중국만의 현상이 아니다. 핀테크와 지능정보기술의 융합을 계기로 더욱 활성화되어 이미 미국, 영국, 유럽 등에서도 글로벌현상으로 부각되고 있다. 핀테크와 지능정보기술이 본격적으로 접목되는 2018년, 우리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정책드라이브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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