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돌풍, 일시적 관심인가, 새로운 트렌드의 시작인가?


 

인터넷전문은행의 등장에 앞서 전문가들의 의견은 둘로 나뉘었다. 찻잔 속의 폭풍이 될 것인지, 아니면 정체돼 있는 금융 산업의 ‘메기’가 될 것인지 분분했던 의견은 카카오뱅크의 열풍으로 어느 정도 한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비대면 채널의 대대적인 개선 작업과 시중은행 상품 금리가 급격하게 변동하고 있는 추세 속에서 한국의 인터넷전문은행은 금융 산업의 메기 역할을 충분히 해내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성공 비결은 무엇일까? 그리고 시중은행의 모바일뱅킹과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글 윤석완 EY한영 상무

 

 

은행 최초의 리눅스 기반 시스템

카카오뱅크는 개발 기반부터 다른 은행과 다르다. 기존 은행권에서 사용해왔던 유닉스(UNIX) 기반에서 벗어나 리눅스 운영체계를 기반으로 개발된 것이다. 카카오뱅크는 은행권에서는 최초로 주전산시스템에 x86 기반의 리눅스 OS를 도입했고, 오픈소스 기반의 아키텍처를 적용했다. 지금까지 리눅스는 유닉스보다 성능과 효율성, 비용 등에서 강점을 보이지만, 시스템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은행권 시스템으로 선택받지 못했다. 카카오뱅크에 앞서 서비스를 시작한 케이뱅크 역시 유닉스를 채용했다.
카카오뱅크를 통해 리눅스의 안정성 문제도 어느 정도 해소된 것으로 보인다. 초반에 가입자와 사용자가 몰리면서 거래 폭주에 따른 시스템 불안정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었지만, 특별한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다. 물론 전문가들은 모회사인 카카오의 시스템 운영 능력이 빛을 발한 결과라고 말하지만, 이번 일을 통해 은행권에서 또 다른 리눅스 기반의 뱅킹 시스템이 등장할 가능성이 높아진 건 분명하다.

 

파격적 금리로 경쟁력을 확보하다

케이뱅크(K뱅크), 카카오뱅크의 결정적인 성공 비결은 가격 파괴다. 시중은행의 영업이익경비율(CIR: 금융사가 영업이익 대비 어느 정도를 인건비, 전산비 등의 판매관리비로 지출했는지 나타내는 지표)은 60%에 육박한다. 이 60% 중 60% 이상이 지점 유지에 들어간다.
즉 전체 비용의 36% 이상을 지점 때문에 사용하는 셈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지점이 없는 강점을 활용해 아낀 비용을 고객과 나누겠다는 전략으로 파격적인 금리의 상품을 내놓을 수 있다. 이러한 저금리 상품을 두고 일부에서는 일시적인 홍보, 미끼용 상품이라고 비난하기도 했지만, 인터넷전문은행의 비즈니스 모델을 조금만 들여다보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실제 미국, 일본 등의 인터넷전문은행 CIR는 40% 이하다. 향후 지속적으로 상품에서의 강점을 이어나갈 전망이며 국민들은 이런 인터넷전문은행의 활용 가치에 점점 익숙해질 것이다.

 

기존 은행이 제시하지 못한 최고의 편의성

 

케이뱅크, 특히 카카오뱅크 애플리케이션을 써본 사람은 ‘은행 앱이 이렇게까지 편할 수 있구나’하는 사실에 놀라곤 한다. 최고의 편의성을 확보하기 위해 유관기관을 설득하고 가이드라인을 바꾸기까지 한 사람들이 인터넷전문은행 뱅커들이다. 기존 전통적인 시중은행은 고객 편의보다는 리스크 감소와 보안 등에 중점을 두다 보니 혁신적인 기능과 프로세스 간소화 노력을 소홀하게 여겼다. 이번 인터넷전문은행은 ‘은행’이 아닌 ‘앱’이라는 관점으로 사고를 전환, 접근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비대면 실명인증 시 카카오뱅크는 공인인증서를 사용하지 않는다. 그 대신 계좌이체 방식으로 실명인증을 진행한다. 기존 은행은 가상계좌로 특정 금액을 송금하는 방식으로 실명을 인증하고, 어떤 은행에서는 1만 원 이상 송금하라고 요구한다. 고객 입장에서는 주거래 은행 앱을 열고 보안카드와 공인인증서를 사용해 생소한 계좌에 송금해야 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셈이다. 반면 카카오뱅크는 계좌 확인을 위한 송금을 은행 측에서 실시하고, 고객은 입금자명을 앱에 입력해 정상 계좌임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인증한다. 주거래은행 계좌 하나만 외우고 있으면 다른 복잡한 절차 없이 인증을 받을 수 있는 셈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이처럼 절차를 간소화하기 위해 노력했고, 제도 개선을 위해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에 절차에 문제는 없는지 적극적으로 문의했다. 기존 은행에서 과거의 방식을 고수하며 손 놓고 있었던 것과는 전혀 다른 태도였다.

 

 

수평적이고 개방적인 조직 문화

이 같은 변화를 기존 은행은 시도하지 않고, 인터넷전문은행이 시도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다름 아닌 조직문화의 힘 때문이다. 만약 시중은행이 연봉을 2배로 주고 카카오뱅크의 인력 100명을 영입해 인터넷전문은행을 만들면 성공할 수 있을까? 단언컨대 결코 성공하지 못할 것이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그들만의 수평적 조직문화를 지니고 있다. 은행 서비스와 상품의 불편함을 소비자 입장에서 구성원 누구나 이야기하고 해결 방안을 제시하며, 최종적인 의사결정이 이뤄지기까지 치열한 토론과 해법을 찾는다.

 

시중은행, 변한다면 위기만은 아니다

카카오뱅크가 출시되고 아무도 예상치 못한 현상이 하나가 있다. 지방은행의 비대면 대출 론센터에 문의 전화가 2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카카오뱅크가 언론에 알려지면서 기존 모바일뱅킹만으로 대출이 된다는 사실을 전 국민이 알게 됐고, 시중은행의 비대면 대출에도 고객 문의가 빗발친 것이다.
또한 서두에 말한 것처럼 메기 현상의 전조로 카카오뱅크 출시 전 KEB하나은행은 텍스트(text) 송금, 우리은행은 음성송금 등 핀테크(FinTech) 기술을 접목한 간편 기능을 고객들에게 제시하기 시작했다. 신한은행은 고객 중심 관점에서 스마트뱅킹 앱과 써니뱅크 앱을 통합해 고객의 혼란을 최소화하는 작업에 착수했고, 기존에 관심을 두지 않았던 모바일 전용 소액대출 ‘포켓론’까지 출시했다. 지방은행들은 기존 모바일뱅킹의 확장과 기능 개선, 나아가 플랫폼 개발까지 비대면 채널 혁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더 중요한 사실은 아직까지 3~5년 정도의 변화를 위한 시간은 남았다는 점이다.
시중은행은 그 시간 안에 체질을 바꿔야 한다. 같은 서비스라면 같은 가격이어야 하고, 가격이 비싸다면 더 가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시중은행이 지점이 없는 인터넷전문은행과 같은 가격 경쟁력을 갖기 힘들다면, 그 대신 지점의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한 서비스를 내놓아야 한다. 여기서 간과하지 말아야 할 점은 지점이 마케팅 중심 전략을 고수한다면 고객은 불편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고객 입장에서는 방문 상담을 할 때마다 상품 가입을 권유 받는 것이 불편하고, 은행은 상품 판매에만 열을 올리는 지금의 상황이 그대로 유지된다면 시중은행의 경쟁력 약화는 불을 보듯 뻔하다. 인터넷전문은행에서 저금리의 마이너스 통장을 만들더라도, 시중은행에서는 비용이 비싼 대신 은퇴를 대비할 수 있는 자산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유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금리 대신 전문 서비스를 선택해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뜻이다. 시중은행은 지금이라도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

 

 

* 저작권법에 의하여 해당 콘텐츠는 코스콤 홈페이지에 저작권이 있습니다.

* 따라서, 해당 콘텐츠는 사전 동의없이 2차 가공 및 영리적인 이용을 금합니다.